영화 'Call me by your name'의 OST 중 'Visions of Gideons' 번역 및 해석

[주의] 영화의 마지막 장면을 가지고 쓴 글입니다. 영화를 안 보신 분 중 스포일러를 당하기 싫으시다면 '뒤로가기'를 눌러주세요.

얼마전 분수에 넘치게 'Call me by your name' 이란 영화를 정식 개봉전(!!)에 볼수있는 기회를 얻었다. 원작소설과는 다르게 현재진행형으로, 그리고 오직 영상미만 가지고 이야기를 풀어나가서 더 좋았다. 아, 그렇다고 원작소설에서 'Elio'가 1인칭 주인공시점으로 말하는게 재미없었다는건 아니다. 

Call me by your name (2017), Luca Guadagnino

필자가 영화를 정정당당하게 봤음을 보여주는 사진

다른 영화같았으면 OST 가사가지고 포스팅 '씩이나' 쓰는 정성을 들이진 않았겠지만, 영화의 마지막 장면이 나에게 굉장한 임팩트로 다가왔기 때문에 몇글자 적어본다.

Call me by your name (2017), Last scene

Elio가 Oliver의 결혼 소식을 듣고 벽난로 앞에 앉아서 타오르는 불을 바라보며 기기묘묘한 표정을 짓는데, 이게 Sufjan Stevens(수프얀 스티븐스)의 'Visions of Gideons'와 맞물려서  감동의 쓰나미로 내 마음을 강타해 버렸다. 참고로, 'Visions of Gideons'는 있던 노래를 영화에 붙인게 아니라, Sufjan Stevens가 영화를 위해서 쓴 곡이다[4].

Lyrics of 'Visions of Gideons'

I have loved you for the last time
Is it a video? Is it a video?
I have touched you for the last time
Is it a video? Is it a video?
For the love, for laughter, I flew up to your arms
Is it a video? Is it a video?
For the love, for laughter, I flew up to your arms
Is it a video? Is it a video?
Is it a video?
I have loved you for the last time
Visions of Gideon, visions of Gideon
And I have kissed you for the last time
Visions of Gideon, visions of Gideon
For the love, for laughter, I flew up to your arms
Is it a video? (Is it a video?) Is it a video? (Is it a video?)
For the love, for laughter, I flew up to your arms
Is it a video? (Is it a video?) Is it a video? (Is it a video?)
For the love, for laughter, I flew up to your arms
Visions of

영화가 굉장히 잘 만들어진데다가, 2017 선댄스 영화제때부터 인기를 끌어서 외국 포럼에서도 가사를 어떻게 해석할지에 대해서 많은 토론이 이루어지고 있는 중이다. 사실 토론거리가 되고 있는 부분은 다음에 소개할 두 문장밖에 없지만 말이다.

첫 번째 부분은 'Is it a video?'이다. 사실, 이 부분은 영화를 볼때 너무 잘 와닿아서 '괴..굉장한 표현이다..'라고 생각했는데, 이해가 안가는 분들이 있었나 보다. [1], [2]에서 이미 잘 설명했듯이, Elio가 벽난로 앞에 쭈그려 앉아 Oliver와의 이별을 슬퍼할 때 "그와 지냈던 시간들이 정말 일어났던 일이었을까? 단순히 내 상상이 아니었을까?"이라고 묻는것으로 보는게 합당(?)할 것이다.

문제는 영화관에서 집에 올때까지 나를 괴롭힌 'Visions of Gideon'이라는 부분이다. 

 저 부분에 대한 고찰을 적기전에, 난 기독교신자는 아니다. 순수히 궁금증으로 구글신의 도움을 받아 찾아본 것이기에, 틀린 내용이 있을 수 있음을 밝힌다. 왼쪽의 사진은 Gideon이라는 성서의 예언자가 하느님께 'Call me by your name'을 만들어주셔서 감사합니다라고 기도를 올리는...... 게 아니라, 그냥 기적을 내려주셔서 감사하다고 하는 성화다. 

 일단 Gideon이라는 사람이 누구인지부터 알아보자. 성서 중 사사기(Judges)에 다음과 같은 내용이 나온다. Gideon은 군대를 이끄는 장군이고, 하느님(=여호와)을 누구보다도 숭배하고 사랑해마지않는 사람이다. 어느 날, Gideon이 군대를 이끌고 이스라엘을 정복하러 떠날때, 하느님이 그의 앞에 현신하여 마음을 완전히 사로잡아 버렸다. 그런데, Gideon은 의심이 많은 인간이라 '내가 본것이 정말 진실인가?'를 계속 의심했다. 그럴 때마다 하느님은 그의 앞에 다시 현신하여 그의 의심을 사라지게 만들었다. 하느님이 곁에 있어서인지 Gideon은 전투를 치룰 때마다 승리를 거두었다. 그런데 이스라엘 정복이 끝난 후에 하느님은 그에 앞에 다시는 현신하지 않았다.

 이 내용으로 미루어 보아, Elio는 Gideon, 하느님은 Oliver라고도 볼 수 있을 것이다. 나의 상상력을 동원하여 끼워맞춰 보자면, Elio가 Oliver에게 처음 사랑이란 감정을 느낄때마다(= 이스라엘 정복을 하러 가는 길), 내가 정말 그를 좋아하는게 맞는건가 계속 의심하게 된다(이 부분은 영화를 보고 책을 다시보면 더 정확하게 이해가 될 것이다). 그 때마다 Oliver는 자꾸 Elio앞에 나타나 마음을 흔들어 놓고(=계속되는 현신), 마지막에 둘이 서로의 감정을 확인한 이후에는(=이스라엘 정복) Oliver 쪽으로 부터 이별을 전해 듣는다(=현신을 그만둠). 

따라서, 'Visions of Gideons'는 정말로 멋진 표현이라고 할 수 있겠다. 
Oliver 너무해......

Reference
[1] https://www.reddit.com/r/Sufjan/comments/7aiqzf/whats_the_meaning_of_the_lycris_in_visions_of
[2] https://blog.naver.com/myj2403/221198258925
[3] https://en.wikipedia.org/wiki/Gideon
[4]http://deadline.com/2017/12/call-me-by-your-name-sufjan-stevens-luca-guadagnino-music-interview-1202225747/
[5] http://kcm.co.kr/bible/kor/Jdg6.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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